손님에게 하는 말 쓰기
화면에 적는 소개글은 글짓기가 아니라 접객이에요. 손님이 궁금해하는 순서대로 답해 주면, 문장이 투박해도 팔려요.
쉽게 말하면
전단지를 받아 든 사람은 3초 안에 버릴지 말지 정해요. 그 3초 동안 손님 머릿속에 있는 질문은 딱 하나예요. "이게 나한테 뭔데?" 그런데 대부분의 가게 소개글은 "2013년 창업 이래 최고의 품질을 추구해 왔습니다"로 시작해요. 손님이 궁금한 건 우리 가게의 나이가 아니라 오늘 자기 문제가 풀리느냐예요. 화면에 쓰는 글은 작문이 아니라 가게 문 앞에서 손님에게 건네는 첫마디라고 생각하면 방향이 잡혀요.
가게 세 곳의 소개글을 서로 바꿔 끼워도 아무도 눈치 못 채요. 손님이 얻은 정보는 0이에요.
무엇을 파는지, 누구에게 좋은지, 다른 데와 뭐가 다른지가 세 줄에 다 있어요.
가장 흔한 실수, 내 얘기만 한다
가게 소개를 쓰라고 하면 거의 모든 사장님이 이력서를 씁니다. 언제 시작했고, 어떤 마음가짐이고, 무엇을 추구하는지요.
그 내용이 나쁜 게 아니에요. 순서가 틀렸을 뿐이에요. 이력과 철학은 손님이 "여기 괜찮은데?" 하고 마음이 기운 다음에 확인하는 정보예요. 아직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 먼저 내밀면 그냥 자랑으로 읽혀요.
구분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글에서 주어를 세어 보세요. "우리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손님은"보다 많으면, 그 글은 손님이 아니라 나를 위해 쓴 글이에요.
| 흔히 쓰는 문장 | 손님이 속으로 하는 말 | 바꾼 문장 |
|---|---|---|
| 10년 경력의 장인이 만듭니다 | 그래서 나한테 뭐가 좋은데? | 10년 동안 반죽을 안 바꿔서, 작년에 드신 맛과 오늘 맛이 같아요 |
| 최고급 자재만 사용합니다 | 다들 그렇게 말하던데 | 3년 안에 갈라지면 무상으로 다시 시공해 드려요 |
|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 안 읽고 넘김 | 주문하고 마음이 바뀌면 하루 안에는 그냥 취소돼요 |
| 다양한 메뉴를 준비했습니다 | 다양한 게 대체 뭔데 | 혼자 드시는 분을 위한 1인분 메뉴만 27가지예요 |
장면 1 · 소개글을 손님에게 직접 읽혀 봤다
“읽어는 봤는데요, 그래서 여기가 뭐 하는 데예요?”
이 반응이 나오면 글솜씨 문제가 아니에요. 첫 줄에 "무엇을 파는지"가 없다는 뜻이에요. 사장님에게 너무 당연해서 안 적은 것이, 손님에게는 유일한 단서예요. 글을 다 쓰면 그 업종을 모르는 사람 한 명에게 먼저 읽혀 보세요. 이 한 번이 문장 열 번 다듬는 것보다 세요.
손님이 궁금해하는 순서
손님 머릿속 질문에는 순서가 있어요. 앞 질문이 풀리기 전에는 뒤 질문에 관심이 없어요. 이 순서대로만 배치해도 글이 절반은 완성돼요.
- 1뭘 파나요. 첫 화면 첫 줄에서 끝나야 해요. 업종 이름을 그대로 써도 괜찮아요. 멋있는 말보다 알아듣는 말이 셉니다.
- 2그게 나한테 왜 좋나요. 여기가 승부처예요. 물건의 사양이 아니라 손님의 하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적어요. "두께 5mm 매트"가 아니라 "아랫집에 발소리가 안 내려가요"처럼요.
- 3믿을 만한가요. 여기서 손님이 의심을 꺼내요. 후기, 실제 사진, 숫자, 환불 규정, 사업자 정보가 답이에요. "믿음직한"이라는 형용사는 답이 아니에요.
- 4어떻게 사나요. 마음먹은 손님이 사는 방법을 못 찾으면 그냥 나가요. 버튼 하나, 전화번호 하나로 끝내 주세요.
| 손님의 질문 | 화면에 들어가야 할 것 | 여기서 자주 나는 사고 |
|---|---|---|
| 뭘 파나 | 한 줄 설명 + 사진 한 장 | 브랜드 구호만 크게 띄우고 업종을 안 적어요 |
| 나에게 왜 좋나 | 쓰는 상황 3가지와 그때 좋아지는 점 | 제품 사양만 줄줄이 나열해요 |
| 믿을 만한가 | 실제 후기, 실제 사진, 숫자, 환불 규정, 사업자 정보 | 이 칸이 통째로 비어 있는 경우가 가장 많아요 |
| 어떻게 사나 | 버튼 하나, 걸리는 시간, 비용 | "문의 주세요"만 있고 문의하는 방법이 없어요 |
짧게 쓰는 요령
짧게 쓰라는 말은 정보를 줄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같은 정보를 손님이 덜 힘들게 받도록 손질하라는 뜻이에요.
손님은 화면을 읽지 않고 훑어요. 훑는 눈에 걸리는 건 굵은 글씨, 짧은 줄, 그리고 숫자예요. 형용사는 눈을 그냥 통과합니다.
- 1한 문장에 한 가지만 담아요. "그리고", "또한"이 보이면 거기서 문장을 자르세요. 자르기만 해도 두 문장이 됩니다.
- 2형용사를 숫자로 바꿔요. "빠른 배송"은 정보가 아니에요. "오늘 3시 전 주문은 내일 도착"이 정보예요.
- 3아는 사람만 아는 말을 지워요. 업계 용어, 제품 코드명, 내부에서 쓰는 부서 이름이 대표적이에요.
- 4소리 내어 읽어 봐요. 읽다가 숨이 차면 긴 문장이에요. 내가 걸리면 손님도 걸려요.
| 줄이기 전 | 줄인 뒤 | 무엇을 했나 |
|---|---|---|
| 당사는 고객님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해 드리고자 신속한 배송 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오늘 3시 전에 주문하면 내일 받아요 | 주어를 손님으로 바꾸고, 형용사를 시각으로 바꿨어요 |
| 다양한 옵션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족을 드립니다 | 1인분 9,900원부터, 반찬 27종 | "다양"과 "합리적"을 숫자로 바꿨어요 |
|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메신저로 물어보세요. 평일 낮에는 보통 10분 안에 답해요 | 연락 방법과 걸리는 시간을 적었어요 |
무조건 짧은 게 답은 아니에요
비싸거나 오래 쓰는 것일수록 손님은 더 많이 읽어요. 시공, 교육, 상담, 의뢰처럼 결정이 무거운 업종은 오히려 길게 써야 팔려요. 진짜 규칙은 "짧게"가 아니라 "손님이 결정하는 데 필요한 만큼"이에요.
여기서부터는 광고가 아니라 위험입니다
"최고", "1위", "유일"은 쓰기 쉬워서 다들 씁니다. 문제는 이 말들이 분위기용 수식어가 아니라 사실 주장으로 취급된다는 거예요.
우리나라에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있어요. 거짓이거나 부풀린 표시·광고, 손님을 속일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금지해요. 근거 없는 최상급 표현이 여기에 걸릴 수 있어요.
그리고 실제로 문제가 터지는 계기는 대개 손님이 아니라 옆 가게의 신고예요. 같은 동네에서 같은 걸 파는 사람이 내 화면을 가장 열심히 봅니다.
| 이 표현 | 왜 위험한가 | 대신 이렇게 |
|---|---|---|
| 국내 1위, 판매 1위 | 언제, 어느 조사에서 1위인지 근거가 필요해요. 근거를 함께 적지 않으면 부당한 광고가 될 수 있어요 | 출처와 기간을 같이 적어요. 없으면 "단골손님이 가장 많이 고르는 메뉴"처럼 내가 아는 사실로 바꿔요 |
| 최고의 품질, 최상급 | 비교 대상과 기준이 없는 최상급이라 증명할 방법이 없어요 | 좋은 점 하나만 구체적으로 적어요. "3년 무상 수리"처럼요 |
| 유일한, 국내 유일 | 다른 곳 한 군데만 같은 걸 해도 거짓이 돼요. 사장님이 전국을 다 확인할 수는 없어요 | "이 동네에서 이 방식은 여기만 해요"처럼 범위를 좁히거나, 진짜 다른 점을 적어요 |
| 100% 효과, 완치, 부작용 없음 | 건강·의료·식품 쪽은 별도 규제와 광고 사전심의가 걸릴 수 있어요 | 효과 단정을 빼고 성분과 이용 방법만 적어요. 업종별 규정은 반드시 확인하세요 |
| 원래 10만원, 오늘만 5만원 | 그 "원래 가격"으로 실제 판 적이 있어야 해요. 없으면 거짓 할인이 돼요 | 실제로 팔았던 가격만 적고, 할인 기간도 함께 밝혀요 |
숫자와 조항은 직접 확인하세요
업종에 따라 광고 규정이 크게 달라요. 의료, 건강기능식품, 금융, 학원, 부동산은 별도 법과 사전심의 절차가 따로 있어요. 과징금 액수나 조항을 인터넷 글로 판단하지 마시고, 문구를 확정하기 전에 관할 기관이나 업종 협회에 확인하세요. 사업자 등록과 표시 의무는 사업자 등록, 화면에 걸어 두는 규정 문구는 이용약관을 보세요.
장면 2 · 근거 자료를 내라는 연락을 받았다
“홈페이지에 "지역 1위"라고 적었는데, 무슨 근거인지 자료를 달라고 하네요.”
"1위"는 감탄사가 아니라 사실 주장이에요. 조사 기관, 기간, 대상 같은 근거를 대지 못하면 문구를 내려야 해요. 문제는 화면만 고치면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같은 문구로 뽑아 둔 전단지, 간판, 포장지까지 다시 만들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문구 한 줄이 제작비를 통째로 날립니다.
AI에게 초안을 받고 내 말로 고치기
AI에게 소개글을 시키면 5초 만에 그럴듯한 글이 나와요. 그런데 그대로 쓰면 티가 나요. 문장은 매끄러운데 알맹이가 없거든요. AI는 사장님 가게를 모르니까요.
그래서 순서를 뒤집어요. AI에게 글을 시키지 말고 재료를 주고 정리를 시키세요. 알맹이는 사장님만 갖고 있어요.
- 1재료부터 적어요. 파는 것, 손님이 겪는 불편, 우리만 하는 것, 가격, 걸리는 시간, 손님에게 들은 칭찬 한 줄. 문장 아니고 단어로 충분해요.
- 2재료를 주고 초안을 세 개 받아요. 하나만 받으면 비교할 게 없어요. 말투를 다르게 세 개 달라고 하세요.
- 3통째로 고르지 말고 줄 단위로 뜯어 써요. 첫 줄은 1번에서, 설명은 3번에서 가져오는 식이에요.
- 4사실이 아닌 문장을 지워요. AI는 없는 수상 경력이나 연혁도 자연스럽게 지어내요. 이걸 환각이라고 해요. 숫자, 자격, 경력은 전부 사장님이 확인해요.
- 5소리 내어 읽으면서 내 말투로 바꿔요. 손님이 가게에서 듣는 말과 화면에서 읽는 말이 같아야 해요. 평소에 안 쓰는 단어가 있으면 다 바꾸세요.
- 6손님 한 명에게 읽혀요. 질문은 하나면 돼요. "여기가 뭐 하는 데인지 알겠어요?"
요청을 이렇게 적으면 결과가 달라져요
"가게 소개글 써 줘"는 가장 나쁜 요청이에요. 대신 누가 손님인지, 그 손님이 겪는 불편, 우리가 그걸 어떻게 푸는지, 쓰면 안 되는 표현(최고·1위·유일) 을 함께 적어서 시키세요. 요청을 잘 적는 법은 프롬프트 문서에 있어요.
장면 3 · AI 초안을 처음 받아 든 사장님
“글은 예쁜데, 우리 가게 얘기가 하나도 없네요.”
그 느낌이 드는 게 정상이에요. 초안은 뼈대일 뿐이에요. 손님이 실제로 물어봤던 질문, 실제로 들은 칭찬, 실제 가격, 실제 걸리는 시간을 넣는 순간 글이 우리 가게 것이 돼요. 그 재료는 사장님 머릿속과 문의 기록에만 있어요. AI는 그걸 지어낼 수는 있어도 알아낼 수는 없어요.
자주 묻는 것
- Q. 소개글은 얼마나 길어야 하나요?
- 정답 길이는 없어요. 기준은 네 질문(뭘 파나·왜 좋나·믿을 만한가·어떻게 사나)에 다 답했는지예요. 다 답했는데 짧으면 아주 잘 쓴 거예요.
- Q. 글솜씨가 없어서 걱정이에요.
- 손님이 사는 이유는 문장이 예뻐서가 아니라 필요한 정보가 있어서예요. 손님이 자주 묻는 질문 다섯 개를 그대로 적고 답을 달아 두기만 해도 훌륭한 소개글이 됩니다.
- Q. 잘 나가는 가게 소개글을 참고해도 되나요?
- 구조와 순서를 참고하는 건 좋아요. 문장을 그대로 가져오면 저작권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읽고 나서 창을 닫고 내 말로 다시 쓰는 방식을 권해요.
- Q. 가격을 적으면 손님이 도망가지 않을까요?
- 가격이 없으면 대부분 문의도 없이 나가요. 시작 가격만이라도 적어 두는 편이 문의를 늘려요. 값을 어떻게 정할지는 가격 정하기를 보세요.
- Q. 후기가 아직 하나도 없어요.
- 없는 걸 감추기보다 다른 신뢰 재료를 쓰세요. 실제 작업 사진, 사업자 정보, 환불 규정, 연락이 닿는 시간 같은 것이 후기 자리를 대신해요.
- Q. 외국인 손님용으로 번역해도 되나요?
- AI 번역은 초안까지만 믿으세요. 가격, 환불, 규정에 관한 문장은 나라마다 표현과 기준이 달라서, 그 언어를 쓰는 사람에게 한 번 확인받는 게 안전해요.
확인해 보세요
가게 소개글 첫 줄에 가장 먼저 와야 하는 것은?
하나 더
"국내 유일"이라고 적고 싶어요. 어떻게 하는 게 안전할까요?
직접 해보기
만든 화면의 문구를 손님 순서로 고쳐 보세요
스튜디오에서 화면을 열고, 첫 줄을 "무엇을 파는지"로 바꿔 달라고 말해 보세요. 네 질문 순서(뭘 파나·왜 좋나·믿을 만한가·어떻게 사나)를 그대로 적어서 요청하면 문장뿐 아니라 배치까지 그 순서로 정리돼요.
스튜디오 열기직접 해보기
글이 놓일 자리부터 확인하세요
아무리 좋은 문구도 자리가 틀리면 안 읽혀요. 첫 화면을 어떤 순서로 배치하는지 먼저 보고 나서 문구를 채우면 두 번 일하지 않아요.
첫 화면 문서 보기더 깊이 (안 읽어도 괜찮아요)
손님의 말을 그대로 가져다 쓰세요 · 가장 잘 팔리는 문장은 사장님이 지어낸 문장이 아니라 손님이 이미 쓴 문장이에요. 문의 메신저, 전화 통화, 후기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받아 적어 두세요. 손님이 "이거 아랫집에 소리 안 나요?"라고 물었다면 그 문장이 그대로 소개글 제목이 됩니다. 손님은 자기가 쓰는 말로 검색하기 때문에 검색 노출에도 유리해요.
특징과 이득은 다릅니다 · "스테인리스 재질"은 특징이고, "녹이 안 슬어서 10년 쓴다"는 이득이에요. 손님은 이득을 삽니다. 바꾸는 방법은 간단해요. 특징을 적은 다음 "그래서 뭐가 좋은데?"를 세 번 물어보세요. 세 번째 답이 보통 진짜 이득이에요. 첫 번째 답에서 멈추면 아직 사양 설명이에요.
글을 다 고쳤는데도 안 팔린다면 · 문구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사는 방법이 복잡하거나, 가격이 안 보이거나, 애초에 화면에 들어오는 사람 자체가 적은 경우가 더 많아요. 손님이 어디서 멈추는지부터 보세요. 보는 방법은 방문 기록 보기에 있어요. 원인을 모르고 문장만 계속 고치는 게 가장 흔한 헛수고예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 ·손님의 첫 질문은 "여기가 뭐 하는 데지?"예요. 첫 줄에서 답해요
- ·순서를 지켜요. 뭘 파나, 나에게 왜 좋나, 믿을 만한가, 어떻게 사나
- ·형용사를 숫자로 바꾸면 글이 짧아지고 믿음은 올라가요
- ·최고·1위·유일은 근거가 없으면 쓰지 않아요. 업종별 광고 규정은 꼭 확인하세요
- ·AI에게는 글이 아니라 재료 정리를 시키고, 사실 확인과 말투는 내가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