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말하면

냉장고 안쪽에 늘 남겨 두는 우유 두 팩을 떠올려 보세요. 그 두 팩은 오늘 팔려고 둔 게 아니에요. 손님이 평소보다 많이 온 날, 또는 배달이 하루 늦은 날에만 쓰려고 둔 몫이에요. 안전재고가 딱 이거예요. 팔기 위한 재고가 아니라, 어긋난 날을 덮기 위한 재고예요.

그래서 안전재고를 정하는 질문은 "몇 개 팔리나"가 아니에요. "얼마나 어긋나나"예요. 평소 판매량은 이미 발주와 리드타임의 기준선이 감당하고 있어요.

여유분이 없는 발주
기준선 = 하루 판매량 × 걸리는 날 · 평소에는 딱 맞게 도착 · 잘 팔린 주에 이틀 구멍 · 공급처가 하루 늦으면 그날 품절

계산이 틀린 게 아니에요. 평균만 맞춘 계산이라 평균에서 벗어난 날에 전부 무너져요. 하필 그 날이 가장 많이 팔 수 있던 날이에요.

여유분을 넣은 발주
기준선 = 하루 판매량 × 걸리는 날 + 여유분 · 잘 팔린 날을 여유분이 흡수 · 하루 늦어도 매대가 안 빔 · 여유분 소진량을 기록

창고에 돈이 조금 더 잠겨요. 대신 품절이 사고가 아니라 예외가 되고, 여유분이 자주 바닥나면 기준선을 올릴 신호로 읽을 수 있어요.

여유분이 막는 것은 두 가지 흔들림이에요

품절은 재고를 안 세서 생기지 않아요. 세어 둔 숫자가 평균값이라서 생겨요. 평균에서 벗어나는 방향은 두 개뿐이에요.

흔들리는 것실제로 벌어지는 일여유분이 하는 일
판매량이 튄다주말·행사·소개글 하나로 하루 판매가 평소의 배가 돼요. 좋은 일인데 재고 계획에는 사고예요튄 만큼의 차이를 대신 내줘요. 여유분이 없으면 가장 잘 팔리는 날에 문을 닫는 셈이에요
도착이 늦는다생산이 밀리거나 명절이 끼면 하루 이틀이 그냥 밀려요. 사장님이 손쓸 수 없는 구간이에요늦은 날짜만큼의 판매를 대신 채워요. 이 몫이 없으면 공급처 사정이 그대로 내 품절이 돼요
둘이 겹친다잘 팔리는 시기에 공급처도 바빠요. 성수기에는 두 흔들림이 같은 방향으로 겹쳐요가장 큰 여유분이 필요한 구간이에요. 평소 기준으로 잡아 두면 성수기에 반드시 뚫려요
숫자가 안 맞는다파손·검수 누락·계산 착오로 장부와 실물이 어긋나요. 이건 흔들림이 아니라 오차예요여유분으로 덮지 말고 세는 방법을 고쳐요. 오차를 여유분으로 덮으면 원인이 영영 안 보여요

여유분은 재고 부족을 없애는 장치가 아니에요

여유분을 아무리 키워도 품절 확률은 0이 되지 않아요. 그리고 여유를 두 배로 늘려도 품절이 절반으로 줄지는 않아요. 늘릴수록 효과는 줄고 잠기는 돈은 그대로 늘어요. 그래서 목표는 "품절 없음"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드물게"예요.

얼마로 잡을까: 간단법과 정밀법

여유분을 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기록이 없으면 간단법으로 시작하고, 발주 기록이 세 번 넘게 쌓이면 정밀법으로 갈아타요.

방법계산언제 쓰나
간단법 (일수로 잡기)하루 평균 판매량 × 여유 일수. 여유 일수는 보통 리드타임의 절반에서 시작해요거래를 튼 지 얼마 안 돼 기록이 없을 때예요. 숫자 하나만 정하면 되니 오늘 바로 쓸 수 있어요
정밀법 (최대치 차이)(가장 많이 판 날 × 가장 늦게 온 날) 빼기 (평균 판매량 × 평균 도착일)발주 기록이 세 번 이상 쌓였을 때예요. 내 가게가 실제로 겪은 최악을 그대로 반영해요
품목별로 다르게잘 나가는 상위 몇 품목만 정밀법, 나머지는 간단법으로 둬요품목이 스무 개를 넘을 때예요. 전부 정밀하게 잡으려다 한 품목도 못 정하는 게 가장 흔한 실패예요
  1. 1하루 평균 판매량을 구해요. 지난 4주 판매 수량을 28로 나눠요. 여기까지는 발주와 리드타임과 같은 숫자예요.
  2. 2가장 많이 판 날의 수량을 찾아요. 평균이 아니라 최고치예요. 행사나 소개글로 튄 날이 있으면 그 날이 기준이에요.
  3. 3평균 도착일과 가장 늦었던 도착일을 적어요. 두 숫자가 같으면 아직 기록이 부족한 거예요.
  4. 4정밀법으로 빼기 한 번을 해요. 최대끼리 곱한 값에서 평균끼리 곱한 값을 빼요. 남는 수가 여유분이에요.
  5. 5나온 수량에 매입가를 곱해 봐요. 그게 창고에 잠기는 현금이에요. 감당 못 할 금액이면 여유분이 아니라 리드타임을 줄여야 해요.

하루 평균 10개가 나가고 가장 많이 판 날이 16개, 평균 도착이 5일이고 가장 늦었던 날이 8일이라고 해 볼게요. 최대끼리 곱하면 128개, 평균끼리 곱하면 50개예요. 여유분은 78개예요.

78개가 커 보이면 그 느낌이 맞아요. 그 숫자는 내 가게가 실제로 겪은 최악 두 개가 같은 주에 겹쳤을 때를 덮는 값이에요. 부담스러우면 줄일 것은 여유분이 아니라 8일이라는 도착일이에요.

확인해 보세요

하루 평균 8개가 나가고, 가장 많이 판 날은 12개였어요. 평균 도착은 4일, 가장 늦었던 도착은 6일이에요. 정밀법으로 잡은 여유분은?

품절과 과잉 사이에서 고르기

여유분을 정하는 일은 계산이 아니라 선택이에요. 한쪽에는 못 판 매출이 있고, 다른 쪽에는 잠긴 현금이 있어요. 어느 쪽이 더 아픈지는 품목마다 달라요.

품목 성격여유분을 어느 쪽으로이유
간판 상품넉넉하게이 상품이 없으면 손님이 장바구니를 통째로 비워요. 못 판 매출이 그 상품 하나에서 끝나지 않아요
유통기한이 짧은 것빠듯하게안 팔린 여유분이 그대로 폐기 손실이 돼요. 품절보다 폐기가 비싼 구간이에요
매입가가 비싼 것빠듯하게여유분 몇 개에 현금이 크게 잠겨요. 이건 현금 흐름으로 바로 넘어오는 문제예요
언제든 바로 살 수 있는 것거의 없이리드타임이 하루면 여유분의 값어치가 거의 없어요. 여유분은 기다림을 사는 돈이에요
최소 수량이 큰 것여유분을 따로 안 잡아도 됨최소주문수량(MOQ) 때문에 이미 큰 덩어리로 들어와요. 여기에 여유분을 또 얹으면 창고만 채워요

장면 · 첫 품절을 겪은 다음 날

다음부터는 넉넉하게 시켜야겠어요.

여기서 갈리는 게 있어요. "넉넉하게"는 숫자가 아니라 기분이에요. 다음 발주에서 두 배를 시키고, 그 다음에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요. 대신 그날 몇 개가 모자랐는지를 적어 두면 그 수가 다음 여유분의 출발점이 돼요. 품절은 손해지만, 기록하면 그 값을 치르고 산 숫자가 남아요.

정한 숫자를 화면에 올려 두기

여유분은 한 번 정하고 끝나는 값이 아니에요. 판매가 늘거나 공급처가 바뀌면 같이 움직여야 해요. 그래서 머릿속이 아니라 매일 여는 화면에 있어야 해요.

직접 해보기

관리 화면에 여유분 칸을 만들어 보세요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중인 관리 화면이 있으면 이렇게 적어 보세요. "상품마다 여유분 수량을 저장하는 칸을 넣고, 남은 수량이 여유분 아래로 내려간 상품을 따로 모아 보여 주세요." 남은 수량을 세는 화면은 재고와 주문 관리에서 다루고, 여기서 더하는 건 칸 하나예요.

스튜디오에서 적어 보기

여유분을 건드린 날을 남겨요

여유분 아래로 내려간 날짜만 적어 두면 돼요. 그 날짜가 한 달에 세 번을 넘으면 여유분이 모자란다는 뜻이고, 반년 동안 한 번도 없으면 너무 크게 잡았다는 뜻이에요. 판단 기준이 감이 아니라 횟수가 되는 순간이에요.

자주 묻는 것

Q. 여유분과 발주 기준선은 다른 건가요?
기준선 안에 여유분이 들어 있어요. 기준선은 하루 판매량 곱하기 걸리는 날에 여유분을 더한 값이에요. 그러니까 여유분은 기준선의 마지막 항이에요. 언제 주문할지는 기준선이 알려 주고, 얼마를 남길지는 여유분이 정해요.
Q. 여유분을 팔면 안 되나요?
팔아도 돼요. 창고에 따로 묶어 두는 물건이 아니라 계산상의 몫이에요. 다만 여유분 구간까지 팔렸다는 건 이미 주문을 넣었어야 한다는 신호예요. 그래서 여유분 아래로 내려가면 알림이 오게 해 두는 게 품절 나기 전에 알기의 핵심이에요.
Q. 신상품은 판매 기록이 없는데 어떻게 잡나요?
비슷한 기존 상품의 판매량을 빌려 써요. 그리고 첫 달은 여유분을 크게 잡는 대신 발주 주기를 짧게 가져가요. 재고를 크게 쥐는 것보다 자주 시키는 쪽이 신상품에서는 훨씬 싸요. 안 팔릴 위험이 아직 큰 시기니까요.
Q. 여유분을 크게 잡았는데 계속 안 팔려요.
그건 여유분 문제가 아니라 판매량 예측이 틀린 거예요. 하루 평균 판매량부터 다시 재요. 그리고 이미 쌓인 물량은 여유분으로 두지 말고 할인이나 묶음 판매로 현금으로 바꾸는 판단이 필요해요. 안 팔리는 재고는 시간이 갈수록 값이 떨어져요.
Q. 품목이 백 개가 넘어요. 전부 계산해야 하나요?
매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상위 품목부터 해요. 보통 몇 개 품목이 매출 대부분을 만들어요. 나머지는 간단법으로 일수만 정해 두면 충분해요. 전부 정밀하게 하려다 한 품목도 못 정하는 게 실제로 가장 자주 생기는 일이에요.

하나 더

여유분 아래로 내려간 적이 반년 동안 한 번도 없었어요. 무엇을 뜻할까요?

더 깊이 (안 읽어도 괜찮아요)

왜 최대치끼리 곱한 값에서 평균을 빼나 · 최대 판매량에 최대 도착일을 곱한 값은 "최악의 주에 필요한 총 재고"예요. 그런데 그중 평균에 해당하는 몫은 이미 기준선이 들고 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을 빼야 순수한 여유분만 남아요. 빼지 않고 그대로 쓰면 기준선과 여유분이 겹쳐서 재고가 두 배로 쌓여요. 계산이 틀린 게 아니라 같은 것을 두 번 센 거예요.

여유분을 줄이는 진짜 방법은 리드타임 단축이다 · 여유분은 리드타임 길이에 비례해요. 기다리는 기간이 길수록 그 기간에 판매가 튈 여지도, 도착이 늦을 여지도 같이 커지니까요. 그래서 도착일을 하루 줄이면 기준선과 여유분이 동시에 줄어요. 창고를 늘리는 것보다 도착을 앞당기는 쪽이 항상 싸게 먹혀요. 공급처를 바꾸지 않아도 발주 확인 요일을 고정하는 것만으로 하루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요.

여유분은 회계에서 자산이지만 현금은 아니다 · 창고에 쌓인 여유분은 장부에서 자산으로 잡혀요. 그래서 숫자상으로는 손해가 안 보여요. 하지만 그 자산은 팔리기 전까지 통장에 없는 돈이에요. 이익이 나는데 통장이 비는 상황의 흔한 원인 중 하나가 여기예요. 여유분을 정할 때 수량만 보지 말고 매입가를 곱한 금액을 함께 보라는 이유예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 ·여유분은 평균 판매를 감당하는 몫이 아니라, 판매가 튀거나 도착이 늦는 흔들림을 덮는 몫이에요
  • ·기록이 없으면 하루 판매량 곱하기 여유 일수로 시작하고, 발주 기록이 세 번 쌓이면 최대치 차이로 다시 잡아요
  • ·정밀법은 최대끼리 곱한 값에서 평균끼리 곱한 값을 빼요. 안 빼면 기준선과 겹쳐 두 배로 쌓여요
  • ·여유분에 매입가를 곱한 금액이 창고에 잠기는 현금이에요. 유통기한이 짧거나 비싼 품목은 빠듯하게 잡아요
  • ·여유분 아래로 내려간 날을 세요. 한 달에 세 번을 넘으면 키우고, 반년 동안 없으면 줄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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